아파트 전세 가격이 급락하면서 월세 시장에 혼란이 일고 있다. 월세 가격은 전세
급락에도 최근까지 오름세를 보였으나 전셋값 하락세가 가팔라지자 “월세 산정 기준인
전셋값이 내리는데 월세는 왜 안 내리냐”는 세입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역(逆)전월세난이 심각한 일부 단지는 내린 전셋값을 기준으로 임대차 계약이 이뤄지면서
대·소형, 고·저가 아파트 간 월세 역전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고무줄 전환율에 월세 천차만별
21일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서울 주요 아파트 단지 주변 공인중개업소에선
급락한 전셋값을 근거로 임대차 보증금과 월세를 낮추려는 세입자와 오른 금리를 들어
월세를 낮출 수 없다는 집주인 사이의 기싸움이 치열하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지난달
서울 아파트 월세통합가격지수(2021년 6월=100)는 101.52로 고점인 작년 10월 대비
하락폭이 1%에 그쳤다. 하지만 현장에선 보증금을 활용해 실질 부담을 낮춘 계약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서울 성동구 왕십리뉴타운 센트라스 전용면적 84㎡의 월세 시세는 보증금 1억원에
300만~350만원으로 금리가 오르기 전인 재작년 말과 비슷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10억원
안팎이던 전셋값은 7억원 수준으로 하락했다. 전셋값이 내렸는데 월세는 왜 안 내리냐는
질문에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예전엔 전·월세 전환율이 3%대였는데 요즘은 오른 금리를
반영해 4%대로 계산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거래 사례를 살펴보면 지난달 보증금 3억원에 월세 190만원, 보증금 4억원에 월세
170만원 등 완전 월세나 전세로 환산했을 때 시세보다 낮은 계약이 상당수 이뤄졌다.
비슷한 생활권에서 집값이 비싼 아파트와 낮은 단지 사이의 역전 현상도 나타났다. 매매
시세가 17억~18억원가량인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84㎡가 이달 보증금 6억원,
월세 115만원에 임대차 계약이 이뤄졌다. 매매 시세가 19억~20억원인 잠실동 리센츠에선
보증금 7억원에 월세 70만원짜리 계약이 나왔다. 전환율을 4%로 계산하면 헬리오시티는
월 315만원, 리센츠는 303만원 정도를 부담하는 셈이다. 월세의 기준인 전셋값이
널뛰기하는 탓에 이 같은 혼란이 초래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과 이달 이뤄진 잠실 리센츠
전용 84㎡ 전세 계약의 경우 보증금이 최소 8억원에서 최대 12억5000만원으로 차이가
4억5000만원에 달한다.
월세 계산의 근거도 천차만별이다. 중개업소에 따라 어떤 곳은 급매물을 제외하고 전환율
3%로 월세를 계산하고, 다른 곳에선 급전세 시세를 기준으로 전환율 4%를 적용하기도 한다.
https://v.daum.net/v/2023022118030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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