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비누 등을 판매하는 40대 자영업자 고아무개는 최근 씨제이(CJ)대한통운
대리점 쪽으로부터 내년 1월1일부터 ‘원가상승에 따른 택배운임 조정 협조 요청’이라고
적힌 공지문을 받았다. 지금까지 2750원을 내던 소형에이(A·극소형) 단가는 2900원으로,
3200원이던 소형비(B·소형)단가는 3400원으로, 씨(C) 단가는 3800원에서 4300원으로
각각 조정한다는 내용이었다. 고씨는 “사업을 시작한 지 아직 얼마 되지 않아 물량이 많지
않다 보니 가장 높은 1구간 단가를 적용받고 있는데, 택배비 인상 공지문을 받아들고
벌써부터 가슴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엔 손해를 감수하고 소비자가 부담하는
배송비를 올리지 않았는데, 내년부터는 배송비를 올릴 수밖에 없는 처지”라며 “가뜩이나
경기침체로 장사도 안되는 상황이라 월 20~30만원 수준도 더는 감당할 수 없을 듯 싶다”고
하소연했다.
국내 택배 업계 1위 씨제이대한통운이 내년 1월1일을 기점으로 기업 고객에 대한 가격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소상공인과 소비자가 느끼는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평균 2500~3000원 수준인 소비자 배송비가 새해부터는 3000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19일 씨제이대한통운 관계자는 <한겨레>에 “앞서 예고한 대로 1월1일부터 유가와 인건비
상승 등 원가 부담으로 인해 개인 고객을 제외한 기업 고객 택배비를 인상하기로 했다”며
“씨제이대한통운의 경우, 연초에 재계약 물량이 많은 만큼, 12월 초부터 대리점 등을 통해
업체별로 단가 인상 공지문이 발송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씨제이대한통운을 통해 물량 5만개 이상(10구간)을 거래하는 온라인쇼핑몰 등 기업
고객을 기준으로 극소형(80㎝·2㎏ 이하)은 1900원에서 2000원으로 5.3%,
소형(100㎝·5㎏ 이하)은 2300원에서 2500원으로 8.7%, 중형(120㎝·10㎏)은 2750원에서
3050원으로 10.9%씩 각각 인상된다. 씨제이대한통운 관계자는 “물량의 80% 이상이
극소형이라 평균 122원 정도 인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택배비 인상 폭은 최근 2년 새 고공행진 중이다. 앞서 씨제이대한통운은 1600원이었던
극소형 택배요금을 지난해 4월과 올해 1월 각각 250원과 50원 올린 바 있다.
이번 인상분까지 더하면 2년도 안 돼 25%를 인상하는 셈이다.
특히 씨제이대한통운이 밝힌 인상안이 월 5만개 이상 거래하는 ‘10구간’ 기준인 만큼,
물량이 적은 소상공인의 택배비 인상 체감효과는 더 클 수밖에 없다. 물량이 적을수록
택배비가 비싸, 인상율이 같아도 인상 폭(금액)은 커진다. 택배비는 업체별 거래량에
따라 단가가 달라진다. 결국 소상공인들의 늘어나는 택배비 부담은 소비자의
배송비로 전가될 수밖에 없다.
https://news.nate.com/view/20221219n21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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